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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만걷자
작성일 2010-11-01 (월) 23:35
분 류 추억록
추천: 1  조회: 3604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2)

아래 '화랑78' 선배님의 글을 읽고 나니 역시 '5분대기조'의 씁슬헸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아시지요. 그 대기조의 일상이 어떤지..ㅎㅎ
툭하면 비상소집에다가 늦으면 늦는다고 한따까리...
잘때도 군화신고 침상 바깥으로 발을 늘어뜨린채로 잠을 자야되고요...

어느때인가 사단장님이 바뀌었는데 그 사단장님이 글쎄
사단내에 사슴을 키우신다나??????
그래서 그 사슴먹이로 아카시아 잎을 따서 공물로 보내야 한다나???
제일 만만한 4대대로 보였는지 하필 저희 중대..그것도 없는 인원에 대기조 임무를 떠안고 있는
병사들에게 마대자루를 하나씩 쥐어주고는 뒷편 담장바깥으로 나가서 뜯어 오랍니다.
간편군장도 아니고 방탄조끼에 탄띠에 주렁주렁 달고는 나갔지요.ㅅㅂ ㅅㅂ 하면서..ㅎㅎ

왜 하필 아카시아 잎이냐.....
그 조그만거 훑어봐야 얼마나 나온다고....
칡이파리도 먹긴 하는데 아카시아가 연해서 더 좋데나 어떻데나....
지가 키울거면 지가 따서 먹이지 왜 우리더러 따오래...
뭐 이런소리들을 궁시렁거려 가면서 야산을 뒤지고 있는데
갑자기 저~~아래서 무전병이
"5분대기 비사앙~~~~비사앙~~~~!!!"

대충 부풀어진 마대자루까지 둘러메고 저기 먼 요단강처럼 느껴지는
본무막사까 어느세월에 가야할지 막막한데 어쩝니까. 죽자고 뛰어가야지요.
흩어져있는 대원들한테 소리치면서 마구마구 달려갔는데 당연히 늦었습니다.
신나게 갔더니 연대에서 파견나온 운전병만 느긋하게 앉아있고....
또 그 와중에 저희는 중대막사로 본부막사로 탄박스며 나머지 군장들 챙기러 달려가고...ㅠㅠ
다들 파김치에 거지몰골을 하고 트럭앞에 정열했더니 대대참모어르신이 눈을 부라립니다.

"아 ㅅㅂ...니같으면 저기서 여기까지 무슨수로 5분에달려와서 챙기겟냐. 니가해봐라.
풀뜯으라고 내보내놓고 달콤한 엿먹일려고 일부러 불렀지? " 라고 데들고 싶었지만
그럴수도 없잖습니까...그게 군대인걸요.

저희는 철인삼종경기 선수가 아닙니다.
저희는 특공대원들도 아닙니다.
그저 짠밥늘어서 하루라도 빨리 홍천땅을 벗어나고픈 평범한 군바리들일 뿐입니다.
제발 안되는거 알면서 시키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까라면 까는 시늉이라도 하는게 군대랍니다.~~~그죠? 선배님 후배님들.


에잇...내친김에 하나 더~~~~12.5회) ^^

무슨 훈련을 마치고 복귀를 한 후였는지..전투력 측정을 하고난 후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어쨋든 잘했다고 연대에서 돼지한마리를 하사 받았고 하니까 파티를 하자고 합니다.

'캬~~~간만에 목에 때좀 벗기겠구나..대체 한마리면 얼만큼씩이나 먹어냐 하냐?
간만에 국물에 건더기좀 들어가겠구나~~~;라면서 다들 좋아하면서 내일을
일찍 만나기 위해서 다들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습니다.
점호도 편하게 마쳤고 기분좋게 자려는데 바깥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꾸엑~~꾸엑~'

이거 뭐?....
"야. 우리 대대에서 돼지 키우냐??"
"민가에서 나는 소리 아닙니까?......참 민가가 없지.."
"멧돼지 나온거 아냐? 잡으러 가자~~"
별의 별 추측을 다 하는 가운데 당직하사의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각 중대 전달 !!!!!"
아닌 밤중에 무슨 상황이길래 전달인가 싶어서 나갔더니
옆에 서 있던 당직사관 말씀인 즉...
내일 잔치에 쓰일 돼지가 식당앞에 있는데......
( 있는데?? 그럼 내일 먹으면 되지 뭐가 문제??)
" 그 돼지를 잡아야 하니까 경험있는 사람 한명씩 지금 속히 취사장 앞으로 온다.!"

그러니까.....우리가 내일 먹기를 기대하는 돼지는 고깃덩어리로 온 돼지가 아니라
제 발로 걸어서 오지는 못했지만 꿀꿀거리며 차에 실려온 살아있는 돼지란거?..
거참....하여간 중대로 가서 그 내용을 전했더니 다들 들은체 만체 모포를 더욱
끌어당기면서 자는체를 합니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는 소리가 저한테 적용되어지는 상황인거지요.
그래서 갔습니다. 까짓거 뭐 묶어놓고 손도끼로 정수리 한방 치면 되겠지..ㅎㅎㅎㅎㅎ
그러면 된다라는 소린 어디서 들어가지고 내 한몸 희생해서 다들 배불리 먹이자~~
라는 의협심은 없엇지만 그래도 남자가 그정도는 해야되지 않겠나 싶어서 갔지요.

취사병 둘, 선임하사 한분, 차출병 넷. 그리고 돼지 한마리.
세상에....돼지가 크기도 합니다.
다들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멀뚱하니 돼지를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죄다 무경험자....닭대가리 하나도 제대로 잘라본적 없는 사람들만 모였는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그나마 선임하사남이 입을 엽니다.
"야 손도끼 가져와 . 그라고 너거들 돼지 다리 묶을테니까 앞뒤로 꽉 당기고 있어.!"
어렵사리 한다리씩 겨우 줄을 걸고나니 가만있을 놈이 아닙니다.
어찌어찌 자빠트려 놓았더니 선임하사님. 도끼를 들고 앞으로 다가갑니다.
신중하게 티샷을 날리듯 두어번 동작자세를 취하시더니 눈 질끈감고 내리쳤지요.!!!
그 결과는 다들 상상이 되시지요? ㅎ
그렇습니다.......
그 돼지 마빡을 도끼부분이 아니라 뒷쪽 망치부분으로 내리쳤던겁니다...
뻑!!! 하고 소리는 났지만 그건 그냥 돼지에게 가해진 구타였을 뿐 인마살상용 검술은
아니었던거지요.
돼지는 죽겠다고 꿱꿱거리면서 발광을 하고 날뛰는데 줄잡은 병사들은
완전 쫄아서 줄다리기 하듯 메달리고 있습니다.
대체 이 상황을 어찌 수습을 해야 할지 난감해하면서 다들 또 역시 멍하니 보고만 있습니다.

"선임하사님. 제가 총알한발 있는데 그게 더 빠르겠습니다" 라고 누가 한마디 합니다.
하기사 중대별로 탄피나 총알 몇개씩 없는데가 없는지라 그럴만도 했습니다.
군대에 널린게 총인데...ㅎㅎㅎ
하지만 그럴수도 없었지요. 한밤중에 총소리 나면 한 울타리 안에있는 3대대나 연대본부에선
난리가 날테니 그건 그저 제안사항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중대로 갔습니다. 제일 우직하고 말없이 군일 다 하는 몇달 고참에게
도와달라고 했더니 부시시 일어나서 따라옵니다. 아주 시골스런 분이셨지요.
지금까지도 연락하면서 안부전하고 지내는 요즘말로 절친입니다 ^^
그 양반 내려와서는 사태를 보더니 대체 누가 돼지잡는데 도끼를 쓰냐고 나무라듯
핀잔을 주더니 취사병에게 식칼을 가져오라 합니다.

--- 이하 중략--

그 다음 날. 모든 대대원들은 각 중대별로 나눠진 고깃덩이를 앞에 놓고
장작불과 스레트 지붕조각으로 고기를 구어서 막걸리와 함께 행복했답니다~~~~
고기가 남기는 처음이었다지요 아마~~
이름아이콘 화랑78
2010-11-02 00:29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ㅎㅎㅎ 돼지잡는 장면 그대로 입니다 그만걷자 후배님!너무재밌네요 소설쓰도 되겠어요자주 올려 주세요 오늘밤 실컷웃다 갑니다
   
이름아이콘 권순호엄마
2010-11-02 08:25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ㅎㅎㅎㅎㅎ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뒤에는 무서웠어요.
힘들었던 군 생활에 귀한 고기를 실컷 드시고 남았으니 좋으셨겠어요.
   
이름아이콘 중통
2010-11-02 08:50
회원캐릭터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그만걷자님 아주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ㅎㅎ
돼지가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질렀겠네요.ㅎㅎㅎ
그래도 돼지고기는 먹었으니 출세한겁니다.
저는 비계와 돼지 목욕물 밖에 먹은 기억이 없네요 ㅠ.ㅠ
   
이름아이콘 똘팽이
2010-11-02 13:55
돼지 부위별로 맛있게 드셨겠습니다 ^*^
식칼든 고참의 전직이 의심스럽군요 ㅋㅋㅋ
부대원들 돼지 앞에서 행복했겠습니다.
   
이름아이콘 자작고개
2010-11-02 18:07
회원사진
전오분대기를 한번도 안해봐서...
포반은 그런거 안시키더라구요 ㅎㅎㅎ
그만걷자 포반은 포들고 5분대기 안하나요??ㅎㅎㅎ 11/2 23:24
토꾸꼬랑지 포반은 5분대기없읍죠,,ㅎㅎㅎ..5분대기조 투입하고 보병 출동하고 한참후에 차려포하고해도 늦지않는게 포병이죠 ㅎㅎ 12/5 16:32
   
이름아이콘 강가딘
2010-12-11 23:22
ㅎㅎㅎ 포식을 하셨겠군요.
저희도 중대 회식때 벽돌위에 쓰레트를 얹히고 고기를 구워먹곤 했습니다.
좋은 추억담 감사드립니다. 화~랑 !!!
   
이름아이콘 남가랑
2011-01-26 21:49
1년만에 들어왔다가 잼있게 글 읽었습니다. 그만걷자 선배님 전 96년 1월 군번이고 20연대 16중대 나왔습니다. ^^ 바로 문 옆 내무반이지요. 말이 중대지 거의 소대분위기라서 거의 제집같이 들락날락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있을 때도 15중대와 14중대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그 넘의 분위기는 잘 바뀌지 않나봐요. 그리고 4대대 막사는 제가 제대하던 98년도 까지 슬레이트지붕의 구식 막사였습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11사단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빼찌카 건물이었을 겁니다. 아무튼 잼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름아이콘 토꾸꼬랑지
2011-01-29 13:53
회원캐릭터
11사단이나 기타 군부대건물이 벽돌도 아닌 블럭벽에 스레트
지붕이고 영내는 비포장도로...물론 구방예산이 없어 개량 못한면도 있지만 제가 군복무땐 왜 그려냐고 궁금증 ...11사단은 예비사단이라 사단사령부 진입로도 비포장으로 둔다고 하드라구요,,우리뗀 (79~81) 비포장이였어요,,안동36사에서 훈련받고 11사부에 가니 비포장이드라구요,,이상하다했어요,,후방에 36사단 은 영내 진입도로가 포장이였는데...요즘 화랑사단 사진보니 포장이 말끔히 되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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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추억록 설악산에서 만난 중대장님 [3]+4 정석준 2011-02-24 3704 10
86 추억록 아스라히 잊혀진 추억을...... [2] 신곰 2011-02-23 3068 10
85 추억록 거대한 플라타나스 나무가 기울어진 사연 [5]+5 중통 2011-02-18 3235 0
84 추억록 정말 무더웠던 홍천의 여름 [5]+4 중통 2011-01-18 3161 0
83 추억록 배고팠던 훈련소 시절 [9]+20 중통 2011-01-15 3622 0
82 추억록 음주행군 [7]+4 동향 2011-01-10 3309 0
81 추억록 술먹고 딱걸린 사건^^ [3]+3 중통 2011-01-08 3412 0
80 추억록 군에서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6]+6 중통 2010-12-24 3155 0
79 추억록 박격포 사격시 부사수의 공포감 [8]+5 중통 2010-12-14 3471 0
78 추억록 신병의 축구실력^^ [6]+5 중통 2010-12-09 3497 0
77 추억록 13연대 4중대 행군의 새벽 [9]+10 중통 2010-11-04 3971 0
76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2) [8]+2 그만걷자 2010-11-01 3604 1
75 추억록 오분대기조 [7]+7 화랑78 2010-11-01 3121 0
74 추억록 나의 실수이야기 [8]+9 화랑78 2010-10-28 3226 1
73 추억록 허무하게 끝난 응원용 에어로빅 [6]+6 중통 2010-10-25 3094 0
72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1) [7] 그만걷자 2010-10-22 3062 0
71 추억록 별들의잔치날 [8]+2 교육계 2010-10-21 3523 11
70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0) [10] 그만걷자 2010-10-13 3401 0
69 추억록 군시절 저의 개인화기 사격... [5]+5 중통 2010-10-13 3190 0
68 추억록 생각나는대로 한마디 [6]+3 화랑78 2010-10-12 3064 0
67 추억록 훈련소의 느린 친구 [1]+1 중통 2010-10-07 3245 10
66 추억록 제가 군생활 하던 4중대 [4] 천호동불발탄 2010-09-24 4181 10
65 추억록 말년수련기 [7]+6 동향 2010-09-07 3276 0
64 추억록 지독하게 불운했던 군말년시절 [7]+5 중통 2010-09-02 3510 0
63 추억록 1호차 선탑으로 휴가출발의 영광 [5]+4 중통 2010-08-30 3893 10
62 추억록 13연대의 제식훈련 [6]+4 중통 2010-08-26 3382 10
61 추억록 Re..참고사진2 (내용무) 13연대11중대 2010-08-26 3121 10
60 추억록 Re..화천강도하훈련 참고사진입니다 [4] 13연대11중대 2010-08-26 3881 10
59 추억록 경계근무의 진수 [6]+5 중통 2010-08-21 3307 5
58 추억록 84년 팀스피리트 훈련 [9]+2 꿈의대화 2010-08-19 3368 5
57 추억록 배식당번의 추억들... [7]+13 중통 2010-08-18 3549 5
56 추억록 주특기 교육(81미리 박격포) [6]+4 중통 2010-08-17 3991 10
55 추억록 북한강 도하훈련 뒷담화입니다. [7] 꿈의대화 2010-08-16 3607 11
54 추억록 83년 팀스피리트-2 [11]+7 중통 2010-08-14 4168 20
53 추억록 모내기 대민지원 [10]+9 중통 2010-08-11 3423 23
52 추억록 103보충대... [6] 동향 2010-08-07 4745 5
51 추억록 입영전야의 추억들 [6]+10 중통 2010-08-06 3428 25
50 추억록 자대 가는 길 [3]+3 동향 2010-08-05 3341 19
49 추억록 혹한기 동계훈련 [5]+4 중통 2010-08-04 3608 25
48 추억록 분대장반 교육대에서~~ [9]+3 꿈의대화 2010-08-03 4133 17
47 추억록 제설작업에 질린추억 [8]+7 중통 2010-08-02 3241 14
46 추억록 추억의 선착순 완전군장^^ [3]+1 중통 2010-07-31 3032 20
45 추억록 유격장에서... [6]+2 중통 2010-07-30 3585 20
44 추억록 장작패기의 추억^^ [4] 중통 2010-07-28 3023 28
43 추억록 추억 동해 2010-07-28 2898 0
42 추억록 13연대 4중대의 불굴의 투구 [2] 중통 2010-07-21 3208 9
41 추억록 홍천강의 추억 [2]+1 중통 2010-07-16 3171 6
40 추억록 그리운 훈련소 [7]+7 중국통 2010-07-13 3458 18
39 추억록 후임병이 전역하는이에게 바라는 메세지 [2] 엠육공 2010-03-10 3126 10
38 추억록 논산훈련소에서 102보충 대 까지.... [3] 쩡똘 2010-01-17 337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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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추억록 591 공작산 부대 어떻게 된거에요? 마이콜 2009-12-17 303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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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8) [6] 그만걷자 2009-12-03 3267 20
32 추억록 전역자 선.후배 여러분 군생활 에피소드, 추억많이 많이 올려주세.. [1] 자작고개 2009-10-12 28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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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추억록 기억나는 추억의 군가---훈련소의 밤,세월의 보초.... /^^화랑 2003-12-02 423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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