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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okgo67
작성일 2012-02-04 (토) 16:19
분 류 추억록
추천: 0  조회: 2776       
입대하여 처음하는 100km행군 제3탄
생전 처음 먹어본 컵라면

저멀리 보이는 도시에 야경에 힘이 솟는다.
마침 10분간 휴식 시간이라고 소대장 목소리가
들린다.
발다닥이 따끔거리는게 영 기분이 좋지 않다.
발박에 물집이 잡힐려고 하면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만큼 기분이 나쁘다.
아뿔싸...
고참 이야기가 그 순간에 번쩍 스처 지나간다.
작은 물집이라도 그냥 참고 가다간 발바닥 전체가
물집이 잡혀  발바닥 껍질이 홀라당 벗겨 진다는
것이였다. 자기도 그런것 여러번 보았고 그 상태에서는
행군이 힘들고 낙오할 가능성이 크다는것...

제빨리 군화를 풀고 양말을 벗고 라이터로 발바닥을
비춰본 순간 이미 오른쪽 발바닥에 100원짜리 동전
크기만한 물집이 잡혀 있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아직도 갈길이 멀고 먼데... 에라
미친척하고 그냥 개거픔 한번 물고 자빠져
낙오해버려...
머리 굴리고 있는 순간 하이바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야...xx야 뭐하거야
짧은 순간 군화발이 내 몸을 서너번 강타했다.
일어 서지도 못하고 눈 쌓인 길바닥에 딩굴었고
이 xxx들 똑바로못해
내 앞에 있던 내 위에 고참에게도 발 길질이 서너번 이어졌다.
너 xxx들 목적지에 도착하면 죽었다고 복창해
예..알겠습니다.
내 위에 고참과 나는 영문도 모르고 대답했다.

이번에 막 병장을 단 소대 군기 반장 이였다.
아이고 이제 곡소리 나게 생겼구나.
그렇지 않아도 다들 힘들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분위는 추운 날씨와 함께 더 싸늘해 졌다.
10분간에 휴식시간은 무척이나 짧다.
젭싸게 발바닥 물집에 실을 끼우고 양말과 군화를 신자
출발 신호가 울린다.

분명히 내가 잘못을 했다는 이야기 인데
뭘 잘못 했는지 순간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질 않았다.
발다박에 따끔거림은 여전히 전해온다.
군기반장에 험악한 얼굴을 생각하니
혹시 내가 낙오하려는 생각을 안것일까
아이구 목적지에 도착하여 맞을 생각하니
마음이 심란해 진다.

아뿔사 ...!
수통에 들어 있는 소주와 군장안에 있는
육포가 생각이 났다.
10분간 휴식 시간에 고참에게 갖다 줘야 되는데
발바닥 물집 때문에 그만 깜박 잊고 만것이였다.
각자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빵,음료,술,과자...등
내게는 술이 배당 되었고 10분간 쉬는 시간에
고참들에게 갖다 줘야 한다.
말그대로 군대는 말이 필요 없다.
말하지 안아도 알아서 척척 해야 되는데
요세말로 눈치가 9단은 되어야 고참들에
사랑을 받는다
고참이 군기 반장을 불러 애들 똑바로 교육시키라고
애기했을 터고 눈치 빠른 군기 반장은 고참이 무엇때문에
그런 애기를 하는지 알았으리라

마음이 급해졌다.
무엇이 문제 였는지 안 이상...
깜깜한 밤이라 고참들 찾아내는 일도 쉽지 않다.
속보로 걷는 행군대열에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뛰어야 한다.
육포를 잽싸게 짓고 수통 뚜겅을 열어
목마르시죠 죄송합니다.
20여분간을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앞뒤를 오가며
임무 완수를 했다.
정작 나는 한 모금도 먹어 보질 못했다.
졸다구들은 먹을수가 없다.
다들 아시죠 왜 못먹는지...

내려가는 길은 그나마 한구비 돌면 멀리서 보이는
도시에 야경 때문에 조금은 나은듯 싶었다.
족히 10시간은 넘게 걸은것 같다.
다시 졸립고 허기지고 배고픔과 피로가 밀려온다.
도데체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행군...
다시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가고 발바닥은 더욱 따끔거리고
주져 앉을것 같은  몸뚱이...
100km가 이렇게 먼거리였던가
고참한테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 볼수도 없다.
물어본 순간 작살난다.

하긴
졸다구때 영문도 모르고 고참 웃을때 같이 따라 웃다가
작살 난적이 있다.
이 졸다구 xx가 대통령 웃는다고 같이 쪼개(웃는다는 군대표현)
기절 직전까지 맞고 굴러야 했다.
쪼개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를 갔을까
앞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10분간 휴식소리가
들리고 차량 불빛과 집차가 보였다.
무슨 사고가 난것일까
아직 휴식시간도 아닌데...
정말 힘들어서 강이나 낭떨어지로 몸을 던진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철모를 깔고 앉아 졸다구 한테 물 한모금  얻어 마신다.

다들 수고 많이 했다.
중대 인사계가 다가 오면서 한마디 했다.
여러분이 있는 이곳이 소양강이다.
뭐이라...
소양강...! 소양강처녀 나오는 그 소양강
오매 뭐시여 그럼 목적지에 다왔단 말인가.
아이구 에제 그만 걸어도 된단 말인가.
인사계가 쟁반 같은것에 동그란 통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것이 무엇이랑감
나무 젖가락도 하나씩 준다.
그리고 중대장님이 나선다.
다들 라면 먹고 힘내도록...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대 전원 한명도 낙오 없이 목적지에
도착한다. 알겠나.
예..!
목소리가 작다.
알겠나.
예...예...예
어둠속에서 함성이 퍼진다.

다시 손에 들고 있는 동그통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따슷한 엄마에 품저럼 정겹게 느껴질때
인사계님 이거 먹어도 됨니까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 익었을거야 먹어도 된다.
인사계에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뚜겅에 종이를 뜯어
내고 먹는다. 아니 이것은 먹는게 아니라 흡입이다.
참말로 무슨 라면이 이렇게 요상하게 생겼단가.
전혀 먹어 본적이 없는 처음 보는 라면이였다.
나도 처음먹는 컵라면이지만 거의 대부분이 컵라면을 처음
먹었을것이다.
지금은 흔한게 컵 라면이지만 83년도 이때쯤 우리나라에 컵라면이
처음 출시 되지 않았나 싶다.
깜깜해서 잘보이지도 않지만 다들 기가 막히게 잘먹었다.
입이 얼었기 때문에 뜨거운지 안뜨거운지 감각도 없다.
한 밤중 추운 겨울날에 생전 처음 먹어보는 컵라면은
꿀맛 그 자체였다.
주기만 한다면 10개라도 먹을수 있을것 같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가야 할까
인사계님한테 살짝 물어 보기 위해 다가 갔다.

제4탄에서 계속
이름아이콘 중통
2012-02-07 14:16
회원캐릭터
와~행군중에 컵라면이 나온다고요? 우린 군용 건빵이라도 한봉지씩 얻어먹는것도 힘들었는데... 팀훈련이나 연대RCT같은 2주짜리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복귀하면 드럼통만한 통에 하나는 막걸리 하나는 돼지수육이 각중대 앞에 놓여져 있었답니다.
하지만 막걸리는 50도짜리 고량주보다 쓰고 독해서 수통컵으로 한컵을 먹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돼지수육은 깍두기처럼 사각으로 썰어 놓았는데 첨엔 두부를 썰어놓았나 싶을 정도로 허연 비계밖에 없었답니다.
제대할때까지 소고기살점 돼지살점 거의 구경도 못했답니다.
야인사랑아 한번은 소고기국에 고기가 다섯점씩 들어있는거 받아들고 내가 "우리 말뚝박자. 군대 너무 좋아졌다"고 기뻐했었지?
쌩고무같은 그소고기는 말고기 였단다...ㅠ.ㅠ
67님 제4탄도 기대할께요!!!   화~랑
주당당수 하하 그막걸리 달거리소주(경월)댓병 두병탄 막거리임. 먹고 나면 그다음날 죽었다 복창할 정도로 골때리는 술..빨리 취해서 자라라고 해준 선처(?)....그날은 점호도 없고 그냥 취침.... 그래도 군대서 먹은 술이 지금 생각 하면 제일 맛있는데.. 아무 이해 관계없이 부담없고 ... 같은 동료에 동지애 느껴가며..
이대규 빙장요 잘지네고 있지요..
늘 건강하시고....
2/9 20:23
   
이름아이콘 진주
2012-02-08 23:11
그저 빙그레 웃죠  컵나면 깜짝 놀랐네요 ,그립습니다 그시절 ...
   
이름아이콘 무적M60
2012-02-27 12:48
95년 10월 군번입니다..9연대5중대...자대배치후첫훈련이혹한기훈련.. 백양치고개 넘어가다가 낙오될뻔했는데 바로 뒤통수로 날라오는 고참에 따뜻한 손길... 같이 자대배치받은 동기들과의 비교속에서 낙오되면 화기소대 수치라고 갈굼당하면서 정신바짝차리고 올라가던 기억이...ㅎㅎㅎ 돌아오는길에 발목접질러져서 퉁퉁부었는데...의무차량 타라고하는데.. 30분정도 단독군장으로 걷다가.. 나중에 군장받어서 부대로 복귀하니까 그뒤로 고참들 귀여움 낙오한 타소대 동기는 갈굼받고...ㅋㅋㅋ   추억이 떠오릅니다..ㅎㅎ
   
이름아이콘 야인사랑
2012-02-29 08:45
회원캐릭터
구구절절 옳은소리 소양강 장미촌 지나 화천 사방거리 까지....
중통소대 유희상 박돌소대 이리철 참 별났죠...
주주당수님 무전기매고
올여름 홍천강 한번갑시다,,,어때요
윤환원 전중대장님은 텐트에 먹을것 모두 가지고 오라
하면 안될까요
   
이름아이콘 토꾸꼬랑지
2012-03-25 12:32
회원캐릭터
한번은 헬기로 수송되고 복귀때 행군했는데,,,,헬기 탑승연습 5일,,,,,출발후 15분에 목적지 도착,,,정말 군인은 행군이 비효율적이다,,,,월남전처럼 헬기로 해야한다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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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추억록 음주행군 [7]+4 동향 2011-01-10 2558 0
81 추억록 술먹고 딱걸린 사건^^ [3]+3 중통 2011-01-08 2610 0
80 추억록 군에서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6]+6 중통 2010-12-24 2351 0
79 추억록 박격포 사격시 부사수의 공포감 [8]+5 중통 2010-12-14 2656 0
78 추억록 신병의 축구실력^^ [6]+5 중통 2010-12-09 2584 0
77 추억록 13연대 4중대 행군의 새벽 [9]+10 중통 2010-11-04 2815 0
76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2) [8]+2 그만걷자 2010-11-01 2783 1
75 추억록 오분대기조 [7]+7 화랑78 2010-11-01 2377 0
74 추억록 나의 실수이야기 [8]+9 화랑78 2010-10-28 2466 1
73 추억록 허무하게 끝난 응원용 에어로빅 [6]+6 중통 2010-10-25 2325 0
72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1) [7] 그만걷자 2010-10-22 2409 0
71 추억록 별들의잔치날 [8]+2 교육계 2010-10-21 2603 11
70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0) [10] 그만걷자 2010-10-13 2677 0
69 추억록 군시절 저의 개인화기 사격... [5]+5 중통 2010-10-13 2387 0
68 추억록 생각나는대로 한마디 [6]+3 화랑78 2010-10-12 2388 0
67 추억록 훈련소의 느린 친구 [1]+1 중통 2010-10-07 2413 10
66 추억록 제가 군생활 하던 4중대 [4] 천호동불발탄 2010-09-24 2609 10
65 추억록 말년수련기 [7]+6 동향 2010-09-07 2481 0
64 추억록 지독하게 불운했던 군말년시절 [7]+5 중통 2010-09-02 2689 0
63 추억록 1호차 선탑으로 휴가출발의 영광 [5]+4 중통 2010-08-30 2787 10
62 추억록 13연대의 제식훈련 [6]+4 중통 2010-08-26 2494 10
61 추억록 Re..참고사진2 (내용무) 13연대11중대 2010-08-26 2309 10
60 추억록 Re..화천강도하훈련 참고사진입니다 [4] 13연대11중대 2010-08-26 2892 10
59 추억록 경계근무의 진수 [6]+5 중통 2010-08-21 2513 5
58 추억록 84년 팀스피리트 훈련 [9]+2 꿈의대화 2010-08-19 2681 5
57 추억록 배식당번의 추억들... [7]+13 중통 2010-08-18 2615 5
56 추억록 주특기 교육(81미리 박격포) [6]+4 중통 2010-08-17 2839 10
55 추억록 북한강 도하훈련 뒷담화입니다. [7] 꿈의대화 2010-08-16 2665 11
54 추억록 83년 팀스피리트-2 [11]+7 중통 2010-08-14 2797 20
53 추억록 모내기 대민지원 [10]+9 중통 2010-08-11 2510 23
52 추억록 103보충대... [6] 동향 2010-08-07 3602 5
51 추억록 입영전야의 추억들 [6]+10 중통 2010-08-06 2563 25
50 추억록 자대 가는 길 [3]+3 동향 2010-08-05 2503 19
49 추억록 혹한기 동계훈련 [5]+4 중통 2010-08-04 2698 25
48 추억록 분대장반 교육대에서~~ [9]+3 꿈의대화 2010-08-03 2973 17
47 추억록 제설작업에 질린추억 [8]+7 중통 2010-08-02 2352 14
46 추억록 추억의 선착순 완전군장^^ [3]+1 중통 2010-07-31 2251 20
45 추억록 유격장에서... [6]+2 중통 2010-07-30 2560 20
44 추억록 장작패기의 추억^^ [4] 중통 2010-07-28 2190 28
43 추억록 추억 동해 2010-07-28 2230 0
42 추억록 13연대 4중대의 불굴의 투구 [2] 중통 2010-07-21 2382 9
41 추억록 홍천강의 추억 [2]+1 중통 2010-07-16 2435 6
40 추억록 그리운 훈련소 [7]+7 중국통 2010-07-13 2550 18
39 추억록 후임병이 전역하는이에게 바라는 메세지 [2] 엠육공 2010-03-10 2416 10
38 추억록 논산훈련소에서 102보충 대 까지.... [3] 쩡똘 2010-01-17 2659 0
37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9) [3]+1 그만걷자 2009-12-30 2841 1
36 추억록 591 공작산 부대 어떻게 된거에요? 마이콜 2009-12-17 2370 0
35 추억록 강릉에 무장공비가 침투했었어요(2) [3] 화기분대장 2009-12-09 2533 2
34 추억록 강릉에 무장공비가 침투했었어요(1) [6] 화기분대장 2009-12-08 2633 10
33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8) [6] 그만걷자 2009-12-03 2449 20
32 추억록 전역자 선.후배 여러분 군생활 에피소드, 추억많이 많이 올려주세.. [1] 자작고개 2009-10-12 2188 10
31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7) [7] 그만걷자 2009-09-03 2599 10
30 추억록 차려포 [6]+2 빤스 2009-05-18 2526 10
29 추억록 화랑부대라는...가슴벅찬 추억록[제6화] [12]+4 자작고개(투호) 2009-03-17 2991 10
28 추억록 화랑부대라는.. 가슴퍽찬추억록[제5화] [6]+2 자작고개(투호) 2009-03-05 2985 0
27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6) [4] 그만걷자 2009-03-04 267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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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추억록 오! 고 전재규 대원이여..자랑스런 화랑부대원이여.. 90 예비역 2003-12-16 2590 0
11 추억록 기억나는 추억의 군가---훈련소의 밤,세월의 보초.... /^^화랑 2003-12-02 342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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