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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만걷자
작성일 2010-10-13 (수) 22:34
분 류 추억록
추천: 0  조회: 3356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10)

아래 중통님의 사격 이야기를 일고 보니 어렴풋이 슬그머니 떠오르는 기억이 있네요.


입대전,
고딩이 시절에 '일일입대'라는게 있었습니다.
딱 하루만 인근 부대에 견학 겸, 맛뵈기로 교련수업의 연장형식으로 방문해서
체험을 하고 오는 행사였지요.
그리고 대학시절 '병영훈련'으로 3박4일인가로 멀지 않은 부대를 방문해서
적당히 굴려지고 오는 기간이 있었고....

그리고....

정말로 꿈에서나 있었어야 할 입대가 있었지요.
보충대에서 버스를 타고 13연대 신교대를 들어서는 순간 눈에 띈것은
내무반 막사까지 가는 길가에 줄줄이 박아 놓은 푯말이었습니다.

'주간사격 90% 야간사격 70%'

헉. !!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과연 저게 가능이나 한 수치라는게야????
그때 당시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었고 불가능이 아닌 가능이었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격발 훈련을 하고 총기 분해결합을 하면서 신교대를 마치고
밤이면 밤마다 얼차려를 하고  총열에 깍지를 끼면서 자대생활을 마치고..ㅠㅠ
방독면 사격 명중률 90%, 연대 전투력 측정 60미리 박격포 명중률 100% (참고로 전 소총병)

그런 훈련의 결과는 전역 후 첫번째 동원훈련에서 여실히 나타 났습니다.
다 아시지요? 그때 80년 말까지만 해도 후방지역 예비군의 개인화기는 칼빈이었다는거.
동원훈련 사흘째인가 오전이 사격훈련이었고, 훈련에 집중하라는 예비군 중대장님의
특단의 조치가 내렸는데...
' 영점사격에서 표적지 안의 타켓에 다 들어가면 오후훈련은 면제다. 집에 바로 보내준다.!"
근대 그게 가능이나 한 일인가요.
내 총도 아니고 이넘 저넘 다 거치면서 몸뚱아리를 굴리면서 세월을 지내온 소총이,
영점 조준도 안된 총이  A4 사이즈 표적지 안에만 들어가도 그건 기적일텐데
그 중앙에 엄지손가락 만한 타켓에 다 맞을리가 없지요.

그러나.!!!

20사로까지 주욱 늘어선 열이 여섯줄인가.. 나는 두번째줄... 잔머리 굴렸습니다.
사격 순서가 되고 최대한 집중하여 세발을 날려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표적지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가늠자를 조절하고 얌전히 내려놓고 왔습니다.
분명 세발은 한곳에 탄착점을 형성하고 있는데 멀찍이 구녕이 한개 더 있었습니다.
옆의 친구가 보태준거..
어쨋든 그리고는 퇴장하여 4번째 줄에 가서 똑같은 사로에 있는 동료에게 양해를 구했지요.
한번 더 쏘고 싶으니 뒤로 좀 가줄래? (절대 협박 아니었슴다...)
그렇게 바꿔치기 한 순서에서 느긋하게 다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이때 들려오는 앞줄의 두 친구의 대화.

갑 : ....저거 총알 제대로 나가겠나....완전 고물인데..
을 :   야.... 그래도 맞으면 아푸다..

그래. 너거들이 못믿는 저 총으로 나는 조퇴할거다~~~
이미 내가 쏠 총은 영점조정을 했고 다시 쏘는 그 총은 정확하게 직경 2센치의
탄착군을 형성하며 정중앙에 꽂혔습니다.
그건 기적이 아니라 인간승리였고 노력의 결실이었으며 잔머리의 결정체 였던 것입니다.
사실 저는 군생활동안 잔머리도 못굴리고 묵묵히 지냈습니다.
표적지를 받아든 중대장님은 약속대로 사격시간이 끝난 후 호명을 하셨고
저는 혼자서 당당하게 모두에게 씨익!~ 웃어보이며 룰루~랄라~ 사격장을 빠져 나왔더랬지요.

만약에 현역시절의 그런 피나는 훈련과 집중이 없었다면 아무리 같은 총으로
사격을 했다 해도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또한 내 소총을 믿었던 덕분이었을 겁니다.
11사단 훈련소와 하교대와 자대생활은 참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가능하다고 믿게
해 주었습니다.

아마존의 어느 구석에 떨궈놔도 살아서 살쪄서 나올 강하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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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격을 했던 그날 아침...
예비군 중대장님은 모두를 앉혀놓고 공지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요지는 이랬습니다.

'준사관 특공대를 모집한다. 현역출신이어야 하며 건강하고 어쩌고 저쩌고..
모처에서 훈련을 하게 되며 비상시엔 북한으로 침투를 한다. 왔다갔다 훈련도 한다.
상당한 보수도 받게된다. 전역하면 혜택도 있다 등등' 뭐 이런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까지도 군기가 남았는지 귀가 솔깃했고 손들 뻔 했습니다.
그거......

북파공작원 모집광고였습니다.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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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재휘아빠
2010-10-14 09:02
회원사진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그만걷자님!
오랫만에 뵙네요! 항상 건강 하시고 잘 지내시지요!
오늘 이글을 보니 아직도 옛날 군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이름아이콘 중통
2010-10-14 09:34
회원캐릭터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그만걷자님! 반갑습니다!!!
그전에 올리신글 아주 재미있게 잘보았고 오늘도 여전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자주 들려주시고 아직 남은 무용담 한번더 기억을 되살려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만걷자님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일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이름아이콘 동향
2010-10-14 11:14
`그만걷자`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그만걷자!라는 닉네임에...늘 동감하고있습니다...행군의 뒷줄에서 막연히 앞을 향해 외치고 싶은 우리들의 일치되는 소원이 그때는...그만걷자!이었기 때문입니다..
홍천에서의 교육성과(?)를 경향각지의 오합지졸(?)앞에서 발휘해주신 점...이제라도
함께 자축합니다...
   
이름아이콘 그만걷자
2010-10-14 10:04
회원사진
예. 재휘아빠님 중통님 반갑습니다.
모두 끄집어 내면야 석달열흘을 떠들어도 나오는게 군대 이야기지요.ㅎㅎ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모두가 편한곳이 이곳이지요~~~
   
이름아이콘 권순호엄마
2010-10-14 11:49
전역자님들의 글에서 군인 아들이 이런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상상해봅니다.
   
이름아이콘 그만걷자
2010-10-14 13:32
회원사진
《Re》권순호엄마 님 ,
엄마님 여기 글들을 읽으시고 너무 걱정을 하시는듯 합니다..^^
중통님이 그러셨던가 아마...지금은 시대가 다르다고요.~
엄마님 때문에라도 이제부턴 고된 훈련이나 살벌한 얼차려 이야기는
안써야 겠습니다. ㅎㅎ
   
이름아이콘 화랑78
2010-10-15 00:32
그만걷자님 11사단 이제 그만 걷는대요 우리 옛날에 걷는데 도사 아닙니까 졸면서걷고 걸어면서 자다가 깨서 걷고 지구 반바퀴는 돌다 집에 왔지요
   
이름아이콘 속초바다
2010-10-15 00:33
20-4-14 87년 12월 자대 배치  고참께선 몆중대이셨는지?
   
이름아이콘 그만걷자
2010-10-15 05:17
회원사진
얼레~바다후배님~ 아실만한 분이시네.ㅎㅎ
15중대 강기원하사입니다. 바로위로 조준국 김용암하사 전병기병장이었고
아래로 김영호하사부터 시작이었고요.기억나실까요?88년 4월 전역했네요.
반갑습니다. ^^ 사진을 보면 금방 알텐데.
   
이름아이콘 그만걷자
2010-10-15 05:24
회원사진
《Re》화랑78 님 ,
예 선배님~
기갑사단이니 걸을 일이 없겠지요.^^ 저는 아직도 군에서 기른
걷기근육이 남아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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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추억록 생각나는대로 한마디 [6]+3 화랑78 2010-10-12 3021 0
67 추억록 훈련소의 느린 친구 [1]+1 중통 2010-10-07 3133 10
66 추억록 제가 군생활 하던 4중대 [4] 천호동불발탄 2010-09-24 3932 10
65 추억록 말년수련기 [7]+6 동향 2010-09-07 3226 0
64 추억록 지독하게 불운했던 군말년시절 [7]+5 중통 2010-09-02 3411 0
63 추억록 1호차 선탑으로 휴가출발의 영광 [5]+4 중통 2010-08-30 3734 10
62 추억록 13연대의 제식훈련 [6]+4 중통 2010-08-26 3274 10
61 추억록 Re..참고사진2 (내용무) 13연대11중대 2010-08-26 3056 10
60 추억록 Re..화천강도하훈련 참고사진입니다 [4] 13연대11중대 2010-08-26 3779 10
59 추억록 경계근무의 진수 [6]+5 중통 2010-08-21 3204 5
58 추억록 84년 팀스피리트 훈련 [9]+2 꿈의대화 2010-08-19 3310 5
57 추억록 배식당번의 추억들... [7]+13 중통 2010-08-18 3450 5
56 추억록 주특기 교육(81미리 박격포) [6]+4 중통 2010-08-17 3868 10
55 추억록 북한강 도하훈련 뒷담화입니다. [7] 꿈의대화 2010-08-16 3528 11
54 추억록 83년 팀스피리트-2 [11]+7 중통 2010-08-14 4026 20
53 추억록 모내기 대민지원 [10]+9 중통 2010-08-11 3305 23
52 추억록 103보충대... [6] 동향 2010-08-07 4646 5
51 추억록 입영전야의 추억들 [6]+10 중통 2010-08-06 3319 25
50 추억록 자대 가는 길 [3]+3 동향 2010-08-05 3241 19
49 추억록 혹한기 동계훈련 [5]+4 중통 2010-08-04 3484 25
48 추억록 분대장반 교육대에서~~ [9]+3 꿈의대화 2010-08-03 402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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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추억록 추억의 선착순 완전군장^^ [3]+1 중통 2010-07-31 293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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