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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만걷자
작성일 2009-02-24 (화) 17:14
분 류 추억록
추천: 1  조회: 3327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까지.....5)
----- 울타리 안과 바깥은 기온이 다르다....------


스물뎃명의 병사들로 구성된 중대...
그 중, 대대의 최고참(전역을 6개월이나 더 남긴)이 후견인이라 심심찮은 위로의 말을 받게 되었다.
왜냐......
그 고참은 악으로 깡으로 악랄하기가 그 위상이 더없이 높고, 최고참의 강렬한 포스로 모든 대대원이
엄한 아버지 따르듯 깍듯한 예를 지키고 있엇으니 선임하사들이나 위관급 장교들 까지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그야말로 지존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한 보름쯤 앞으로 팀스피리트 훈련이 0순위로 예약이 되어 있었던 바,
저녁식사 후, 주말 시간은 사병들의 군장꾸리기 훈련이 내무반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사각형 베낭안에 고기상자 합판때기로 틀을 만들어 넣어 형태를 유지하는 옛날 군장.
모포두장.판초 한장.텐트한장.텐트폴대3개.펙 2개. 반합. 야전삽.등등이 외부에 부착되는 물품들.
그걸 모두 침상에 널어놓고는, 시계를 든 고참의 '실시!' 명령과 동시에 말고 접고해서 모두 달아서
베낭의 끈처리까지 마무리를 해야 한다.
고참하나가 자세하게 개인과외로 시범을 보여준다. 요렇게 조렇게...달랑 한번.ㅠㅠ
그리고는 대열에 끼워넣고,
단체로 하랜다.
하라니까 했다.
열댓명 사병들중에 한번에 1등이다. ^^

하늘꼭대기까지 솓아오른 군기와, 10여년 산을 다니면서 단련된 베낭싸기의 효과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당연히 열외.!!!!
병고참들의 눈치가 뒷통수를 살살 간질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어. 시간내에 다 싸고도 1등했는데.

군장싸기 말고도 팀훈련을 위한 각종 스킬들을 연마해야 했다.
창고에 가득한 비상물품들을 보급병과 더불어 다 꾸리고, 풀고, 필요한 개인 소지품들을
하나씩 챙긴다.

그 물목들을 하나씩 보자...
마아가린 - 끈기없는 야전식을 보충하는 훌륭한 열량보충식
구두약. 구두솔
담배 1-2보루
빤쭈 런닝 양말 있는대로 전부 다.
전투복 예비한벌
과자 조금
고체연료
종이몇장과 볼펜
초코파이 몇개
된장 또는 고추장 (비닐펙)
혹자는 수통에 소주두병.(고참에 한해서)
숟가락만 달랑한개(끝에 포크날이 붙어있음)
등이 군장안에 들어간다.

기타
소총한자루. 수통하나. 방독면. 탄창 두어개.
+ 옵션으로 60미리 박격포 포열, 삼각대, 포판 또는 M60 기관총 중 택1로 덤을 얹는다.
왜냐...인원수가 절대 부족하니까 누구든 하나씩 덤을 받게 된다.

하여간 그렇게 정규훈련과, 팀훈련을 위한 과외훈련까지 겸하면서,
고참들의 지독한 군대사랑정신에 입각한 얼차려는 매일저녁 이어진다.
사실 이게 말이 얼차려지 공식적인 구타 수준이다.
(이런 표현을 쓴다해서 보안규정에 어긋나는지는 모르겠지만...선배님들은 더했을 것이니...)

얼차려 - 정신줄을 살짝 놓은 상태로 있는 병사나, 규정된 외의 행동을 하거나,
           명령수행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병사에게 가하는, 얼(정신)을 차리라는 의미에서
          가해지는 육체적 체벌. '얼차려' 라는 말은 명령어로 정신을 차려라.! 라는 동사형 명령어가
          명사형으로 굳어진 표현.(저 나름의 해석임) 하지만.......왜 하필 육체적 체벌을 해야 하는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겠다.
구타   - 얼차려의 목적을 기본적으로 같이하나, 고참병사의 개인적 감정을 삭히는 목적, 서열유지를 위한
          기선제압의 목적, 또는 자신에게 가해질 차 상급자의 질타를 피하기 위해 하급병사에게
          아주 간단한 이유만을 알려준체 미란다원칙은 완전무시하고 하급자의 신체에 가하는
          폭력적 가혹행위. (해석한번 기가 찹니다.)
둘을 적절히 섞으면 그게 참 묘하게 궁합이 맞으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없이, 당연한 과정으로 서로에게
인식이 되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하급그룹 병사들 중 두어명이 평소 관등성명 복창소리가 작았다.
눈여겨 보던 고참의 지시하게 정신교육을 좀 시켜야 겠다는 언질을 중간급 고참이 듣는다.
중간고참은 그 언질을 당연히 얼차려를 실시 하라는 걸로 해석을 한다.
이 얼차려가 빡셀수록 자신의 군기레벨과 충성심은 더욱 높이 인정을 받는다.
저녁 점호가 끝남과 동시에, 중간고참이 나선다.
'사병들 기상.!
요즘 말이다...몇몇이 군기가 많이 빠졌다. (누구라고 지적은 안한다)
이런저런 것들에 대해 부족하다.!!! 이따위 정신상태로 가니까 축구시합도 지고 말야..
말이 필요없다. 대가리 박어!!!!!'
그러고는 일차로 끝줄을 걷어차면 줄줄이 넘어진다.
' 이것들봐라. 정신못차리지
각자 개인총기를 꺼낸다 .실시!!
총열을 침상 끝선에 정열!!
종열위에 깍지끼고 푸쉬업 준비.!!!'
이렇게 시작되는 얼차려는 종목을 2-3회 바꿔가며 땀이 질펀하게 흐름과 동시에 시간이
2-30분은 지나야 끝이 난다.
사병들은 그저 끝남을 고마워 하고, 정신과 신체단련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
그렇게 몇개월이면 몸짱된다......눈빛이 달라진다.....
그렇게 점차 나는 '화랑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총기분해 결합훈련. 야전에서 총기수입(정비)중 이동명령을 받을 때 필요한 훈련.
또는 평상시 점검 중 일어나는 비상사태에 대비.
이 역시 손재주가 비상(?)한 나는 일찌감치 열외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
총열덮개부터 격발공이까지. 방아쇠틀을 제외하곤 분해해서 늘어놓고,
다시 조립을 한다.
조립이 끝나면 노리쇠 후퇴전진으로 격발까지 하면 시간체점이 이루어진다.

일일불독서 하면 구중즉생침이라....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하루라도 얼차려를 받지 않으면 화장실 나오면서 뒷처리 안한걸 까먹고 나온 찜찜한 기분이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고참들의 면면을 하나씩 기억해 본다.
최고참 부터 바로 위까지.
이름도 분명히 기억이 나고, 행동이며 표정까지도 기억이 난다.
이렇게 추억으로 남길 수 있기 까지는 앞으로 25개월이 지나고 한참이 더 지나야 될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수첩에서 지우지 않고, 한달씩 지우기로 맘먹었다.
2200원 이병월급과 열다섯갑의 한산도 또는 은하수담배를 받을 때 마다 하나씩 줄을 그어 가기로.
그러면 스물다섯번만 그으면 수첩은 버려도 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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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고니골(땅크)
2009-02-24 21:34
회원사진
고생이 많으셨네요
저도 그때 군번인데(조금은 늦지만 7월 8일 입대)
줄을 잘서서 그런지 부대가니 병장이 내부반청소하고
병장들만 삼십 몇명이었으니까
중대래야 사병이 오십명이 안되는데
지금 선배님의 글을 읽다보니
나느 복 받은 군대서 생활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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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추억록 1호차 선탑으로 휴가출발의 영광 [5]+4 중통 2010-08-30 3732 10
62 추억록 13연대의 제식훈련 [6]+4 중통 2010-08-26 3269 10
61 추억록 Re..참고사진2 (내용무) 13연대11중대 2010-08-26 3054 10
60 추억록 Re..화천강도하훈련 참고사진입니다 [4] 13연대11중대 2010-08-26 3777 10
59 추억록 경계근무의 진수 [6]+5 중통 2010-08-21 3202 5
58 추억록 84년 팀스피리트 훈련 [9]+2 꿈의대화 2010-08-19 3306 5
57 추억록 배식당번의 추억들... [7]+13 중통 2010-08-18 3447 5
56 추억록 주특기 교육(81미리 박격포) [6]+4 중통 2010-08-17 3866 10
55 추억록 북한강 도하훈련 뒷담화입니다. [7] 꿈의대화 2010-08-16 3528 11
54 추억록 83년 팀스피리트-2 [11]+7 중통 2010-08-14 4024 20
53 추억록 모내기 대민지원 [10]+9 중통 2010-08-11 3302 23
52 추억록 103보충대... [6] 동향 2010-08-07 4643 5
51 추억록 입영전야의 추억들 [6]+10 중통 2010-08-06 3317 25
50 추억록 자대 가는 길 [3]+3 동향 2010-08-05 3241 19
49 추억록 혹한기 동계훈련 [5]+4 중통 2010-08-04 3483 25
48 추억록 분대장반 교육대에서~~ [9]+3 꿈의대화 2010-08-03 4023 17
47 추억록 제설작업에 질린추억 [8]+7 중통 2010-08-02 3151 14
46 추억록 추억의 선착순 완전군장^^ [3]+1 중통 2010-07-31 2927 20
45 추억록 유격장에서... [6]+2 중통 2010-07-30 3471 20
44 추억록 장작패기의 추억^^ [4] 중통 2010-07-28 2901 28
43 추억록 추억 동해 2010-07-28 2854 0
42 추억록 13연대 4중대의 불굴의 투구 [2] 중통 2010-07-21 3101 9
41 추억록 홍천강의 추억 [2]+1 중통 2010-07-16 3077 6
40 추억록 그리운 훈련소 [7]+7 중국통 2010-07-13 3368 18
39 추억록 후임병이 전역하는이에게 바라는 메세지 [2] 엠육공 2010-03-10 3061 10
38 추억록 논산훈련소에서 102보충 대 까지.... [3] 쩡똘 2010-01-17 3327 0
37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9) [3]+1 그만걷자 2009-12-30 3556 1
36 추억록 591 공작산 부대 어떻게 된거에요? 마이콜 2009-12-17 299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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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추억록 강릉에 무장공비가 침투했었어요(1) [6] 화기분대장 2009-12-08 3330 10
33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8) [6] 그만걷자 2009-12-03 3195 20
32 추억록 전역자 선.후배 여러분 군생활 에피소드, 추억많이 많이 올려주세.. [1] 자작고개 2009-10-12 2747 10
31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 까지.....7) [7] 그만걷자 2009-09-03 3256 10
30 추억록 차려포 [6]+2 빤스 2009-05-18 3220 10
29 추억록 화랑부대라는...가슴벅찬 추억록[제6화] [12]+4 자작고개(투호) 2009-03-17 3961 10
28 추억록 화랑부대라는.. 가슴퍽찬추억록[제5화] [6]+2 자작고개(투호) 2009-03-05 3754 0
27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6) [4] 그만걷자 2009-03-04 339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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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2) [3] 그만걷자 2009-02-13 3370 2
22 추억록 화랑부대라는.. 가슴퍽찬 추억록[4화] [7]+1 자작고개(투호) 2009-02-12 318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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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추억록 기억나는 추억의 군가---훈련소의 밤,세월의 보초.... /^^화랑 2003-12-02 415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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