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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okgo67
작성일 2013-01-17 (목) 20:07
분 류 추억록
추천: 0  조회: 2555       
20연대 겨울 엄동설한을 카추사로 보낸 2개월 제3탄
혹한에 텐트
 
다시 텐트로 들어온 나는 뼈속까지 시린 홍천에 겨울 추위에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느끼며  서서히 의식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이곳을 벗어 나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한체...
몸을 이르켜 세워 밖으로 나갔다.
이대로는 죽을수 없다. 살아나야 한다.
독한 마음을 먹고 연병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몸이 굳어서 뛰기도 힘들었다.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기을 얼마나 했을까
좀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이제 지친다.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 미친 똥개마냥 살기 위해
뛰어야 하는 내 신세가 참으로 한탄스럽다.
그 많은 사람중에 하필 나란 말인가.
나한테 옴을 옮기는 놈이라도 있어야 하소연을 하던가
두둘겨 패던가 할터인데 이것은 혼자서 옴에 걸렸고 더구나
제대로 씻지 않아
그랬다고 하는데  누구한테 원망도 하소연도 할수도 없다.
뛰어서 몸에 열이라도 내지 않으면 살수 없을것 같았다.

 
부대 담을 넘어 달아나 버릴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부대 지리야 뻔이 알고 있고 야밤에 술과 간식을 사러 수도 없이 드나들던
개 구멍이 생각났다.
입대하여 그날 처음으로 탈영이라는 것을 생각해 봤다.
차라리 영창가서 감옥에 가있는게 이보다는 편할듯 싶다.
수많은 생각이 교차되면서 부모님과 형제들에 얼굴이 떠오른다.
그깟 남들 다하는 군대생활 참지 못하고 탈영했냐고 호통을 칠
아버지 생각에 탈영할려고 마음 먹었던게 시들해 진다.
지금 탈영하면 영원한 인생의 낙오자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도
걱정이 되고...
지미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결국 우리에 갇힌 돼지란
말인가.
결국 발거름은 마법에 걸린 짐승처럼 텐트로 향하고 있었다.

 
텐트로 다가가자 누군가 나를 부른다.
야 임마  너어디 갔다 오는 거야
패치카를 담당하는 선임 고참이였다. 그 선임은 뺀질이에다 사회에서
산전수전 다겪은듯한 인생을 살아온 선임있는데 나하고 짬밥이 별로
차이가 나질않아 항상 많이 부딧치고 갈등도 있어 사이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였다.
그는 패치카 아궁이쪽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야임마 너 인사계가 시키는 데로 텐트에서 자면 너는 얼어 죽는다.
시킨다고 그대로 거기에서 자는 놈이 어디있어 적당이 있다가 내무반에
들어와서 자야지...
너 줄라고  라면 끓여 놨는데 라면 다 불었다.
하며 그는 패치카를 열고
쇠꼬챙이에 반합을 걸어 불길이 시뻘건 패치카안으로 집어 넣었다.
라면은 시뻘건 열기에 금세 뜨거워져 김이 솟아 올랐다.
추위에 많이 떨어제... 식기전에 얼른 먹어라며...
젖가락을 건네준다. 나는 니가 없길래 탈영이라 한줄 알고 한참을 찾았다
제가 왜 탈영을 하겠습니까
너무 추워서 연병장좀 뛰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런 선임을 내가 엉까고 맞짱뜰려고 했던 나의 밴댕이 오지랍이 한없이
부끄러워 진다. 
내가 많이 미웠죠 용서하십시요  다음 부터는 확실하게 선임으로 모시겠습니다.
내가 잘못한거 다 용서해 주십시요 ...화...랑
나는 진심으로 선임한테 사죄를 했다.
그는 어디에서 구했는지 반합 따가리에 소주를 가득체워 건내준다.
단숨에 반합따가리에 있는 소주를 숨도 안쉬고 들이켰다.
나는 라면이 뜨거운지도 모르고 먹었고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마셨다.
세상에 그토록 맛있는 라면은 그때 이후  지금까지도 먹어보질 못했다.
 

그래 나 혼자가 아니였어
그래도 나를 외면 할줄 알았던 선임들이 밖에서 자고 있는 나를 잊지 않고
생각을 해줬다는게 정말 감격스럽고 눈물이 났다
그래 까지껏 이쯤  추위야 밤새 연병장돌면서 이겨 내면 되지
소주 반병을 라면에 먹었더니 열이 조금은 나고 용기도 생겨났다.
선임은 내가 불침번 시켜서 신호을 보낼테니 내무반에 들어 와서 자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선임은 반합과 소주병을 챙겨 내무반에 들어갔고  나는 다시 텐트안으로 들어 갔다.
금새 몸은 식고 다시 추워진다. 추위에 오들 오들 떨며 불침번한테 신호가 오기를
눈빠지게 기다리기를 한 시간 정도 되었을까 불침번이 와서 내무반으로 오라고
신호를 보낸다.
 

나는 조용히 텐트를 열어 젖히고 도둑고양이처럼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내무반에 훈훈한 열기가 얼굴을 감싼다.
이미 내잠자리는 준비가 되어 있었고 살그머니 모포를 들추고 몸을 밀어 넣는다.
아...아 ... 하느님 천국이 바로 이런 곳이군요
몸을 감싸주는 포근한 모포의 따뜻함...
천국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세상에 일류 호텔도 이보다 더하진 못하리라
선임이 내게 배풀어준 오늘에 라면과 소주 한 잔은 내평생 잊지 못하리라...
정말 진한 감사에 마음을 되세기면 얼었던 몸과 긴장이 풀리면서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얼마나 시간이 흫렀을까
누군가 내 머리을  흔들며 나을 깨운다.
 
다음호에 계속
이름아이콘 중통
2013-01-18 15:44
회원캐릭터
참 무지하게 고생하셨네요... 홍천의 겨울은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인데... 다음호 또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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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추억록 혹한기 동계훈련 [5]+4 중통 2010-08-04 2847 25
48 추억록 분대장반 교육대에서~~ [9]+3 꿈의대화 2010-08-03 3244 17
47 추억록 제설작업에 질린추억 [8]+7 중통 2010-08-02 2529 14
46 추억록 추억의 선착순 완전군장^^ [3]+1 중통 2010-07-31 2399 20
45 추억록 유격장에서... [6]+2 중통 2010-07-30 2773 20
44 추억록 장작패기의 추억^^ [4] 중통 2010-07-28 2336 28
43 추억록 추억 동해 2010-07-28 2384 0
42 추억록 13연대 4중대의 불굴의 투구 [2] 중통 2010-07-21 2530 9
41 추억록 홍천강의 추억 [2]+1 중통 2010-07-16 2578 6
40 추억록 그리운 훈련소 [7]+7 중국통 2010-07-13 2771 18
39 추억록 후임병이 전역하는이에게 바라는 메세지 [2] 엠육공 2010-03-10 2556 10
38 추억록 논산훈련소에서 102보충 대 까지.... [3] 쩡똘 2010-01-17 2840 0
37 추억록 춘천 102보에서 홍천 11사까지......9) [3]+1 그만걷자 2009-12-30 3011 1
36 추억록 591 공작산 부대 어떻게 된거에요? 마이콜 2009-12-17 251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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